20~30센티미터의 적설량이 예상되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설 연휴,
지난 이틀 동안 십 여 센티미터는 내린 듯합니다.
한번에 치우기에는 힘겨운 적설량이기에 눈발이 날리는 중에도
시온의 형제자매들이 틈틈이 모여 눈을 치웠습니다.
시온 앞 인도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을 때였습니다.
저 위에서 어떤 장년의 남성 한 분이 넉가래를 들고 인도를 따라 걸어 내려오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어디선가 눈을 치우고 오시거나 아니면 어디론가 눈을 치우러 가시는 듯 했습니다.
그 분이 제 옆을 지나칠 즈음에 길도 비켜드릴 겸 잠시 허리를 펴고 가볍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그분이 따뜻하게 인사를 받아 주었습니다.
그분이 지나간 후 다시 허리를 숙여 열심히 눈을 치웠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눈을 치우다가 허리를 펴고 주변을 둘러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이 가던 길을 멈추고 저 아래쪽에서 저의 제설작업을 돕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감사한 마음에 더하여 기분이 무척 좋아졌습니다.
또 다른 장년의 남성은 구수한 음성으로 질문하셨습니다.
"아이구, 수고 많으십니다. 아니, 어디 사시는 분이시길래 이렇게 눈을 치우고 계십니까?"
"저는 이 교회 성도 입니다."
손으로 교회 입간판을 가리키며 제가 대답하자
교회 간판을 둘러본 그 분이 눈가에 웃음을 띠며 말을 이었습니다.
"수고하시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예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인사를 남기며 떠나가는 그 신사 분께 인사를 건네며
순간 기분이 상쾌해지고 기운이 솟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 인사란 이런 것이구나.'
인사 한 마디에 이웃의 선한 행실까지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