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벽 출근길, 어둡고 차가운 새벽 공기 위로
따스하고 은은한 햇빛이 땅에 스미는 순간을 마주합니다.
저는 그 짧은 순간을 볼 때 유독 행복을 느낍니다.
반복되는 일상이 늘 쉬운 건 아니지만,
이 순간만큼은 휴식보다 더 큰 평안을 얻곤 합니다.
어느 날 출근해서 형광등을 켰는데
평소처럼 네 개가 모두 켜지지 않고 두 개만 불이 들어왔습니다.
번쩍이며 환하게 켜질 때와 절반만 밝을 때의 차이가
이렇게 크게 느껴질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괜히 마음이 평소보다 조금 가라앉았습니다.
그 일을 통해 마음이라는 게 생각보다 섬세하고, 다루기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편안하고 생각대로 일이 흘러갈 때는 감사가 가득한데,
조금만 힘든 일이 생기거나 마음이 옹졸해질 때면
감사의 마음을 쉽게 잃어버리곤 합니다.
‘축복은 고난의 포장지에 싸여 있다’는 말처럼
받고 있는 것보다 부족한 쪽에 먼저 시선이 가는 날도 많습니다.
그러다 창밖으로 서서히 햇빛이 들어오는 것을 보며
순간 커다란 감사가 아쉬움과 가라앉은 마음을 덮었습니다.
내 마음이 좋든, 그렇지 않든 언제나 한결같이 서서히 찾아오는 아침 햇빛처럼
매일 당연하게 지나칠 수 있는 순간들에 어머니 사랑의 언어를 채워
하루를 감사로 가득 채워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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